소중한 '관절', 좋은 사용법 VS 나쁜 사용법
‘사용하지 않으면 녹슨다!’
사람들이 관절건강에 대해 가장 많이 하는 오해는 바로, 관절을 ‘아껴야’한다는 것이다. 무릎이 쑤시고 아픈 이유가 연골조직이 닳아서 완충작용을 충분히 할 수 없어서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 논리는 일견 맞을 수도 있다. 어떤 물건이든 새것인 상태로 유지하고 싶다면 안 쓰고 고이 모셔두는 것이 상책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랫동안 쓰지 않고 놔둔 방에는 케케묵은 먼지가 쌓일 것이고, 타지 않은 자전거는 바퀴가 뻑뻑해져서 제대로 굴러가지 않으며, 입지 않고 아껴둔 옷은 좀이 슬고 옷감이 삭아버린다.
세상의 이치란 그런 것이다. 가만히 놔둔다고 해서 온전히 그 형태를 보전하는 것은 없다. 관절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도 찾지 않는 우물이 결국 메마르는 것처럼, 관절이 매끄럽게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활액이 말라버려 뻑뻑한 관절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관절을 쓰긴 쓰되, ‘잘’ 사용하는 지혜이다. 좋은 사용법이 있는가하면 나쁜 사용법도 있기 때문이다. 이 둘을 구별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고된 노동과 좋은 운동의 차이점을 생각해보면 된다.
좋은 사용법이란, 연골에 심한 중량의 압박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근력과 유연성 등을 키우는 동작을 하는 것이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는 자전거타기와 걷기를 들 수 있다. 전신의 근육을 고루 사용하는데다가 심장 및 혈액순환 기능을 강화시켜 몸 전체를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또한 근력운동은 근육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관절의 유연성도 길러준다. 게다가 뼈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역할도 해준다. 근력 운동을 하라고 하면 헬스클럽에서 역기를 드는 모습을 상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은 자기 몸의 무게를 이용한 그 어떤 것도 근력운동이 될 수 있다.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잡거나 밴드를 이용한 수련 역시 근력운동이 된다. 요가, 필라테스 등은 관절의 유연성을 늘려 부상의 위험을 줄여주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나쁜 사용법은 관절에 과도한 무게를 버티게 하여 무리를 주는 행동이다. 특히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고 하는 걸레질은 관절에 가장 위험한 행동 중 하나이다. 할아버지보다 할머니들이 허리,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일이 잦은 것은 걸레질이나 빨래 등 몸을 구부린 채 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잦은 등산이나 계단 보행도 관절을 나쁘게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무거운 물건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 역시 관절에는 치명적이다.
불용위축(不用萎縮)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글자 그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줄어든다는 뜻이다.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집에 틀어박혀 있거나 행동을 극히 제한하는 것은 별로 올바른 생각이 못된다. 관절을 쓰지 않고 고이 모셔두더라도 결국 똑같은 결과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은 나쁘게 사용하면 쉽게 상해버리지만, 좋게 사용하면 더욱 더 발달되어 좋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관절을 어떻게 쓰느냐는, 그래서 어떤 상태가 되는지는 순전히 자신에게 달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장형석 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