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 예방을 위한 몇가지 습관
목디스크 예방을 위한 몇가지 습관
[닥터칼럼] 인체의 목뼈를 지칭하는 영어 서비칼(Cervical)의 이니셜은 ‘C’이다. 물론 우연의 일치겠지만 실제로 정상적인 목뼈는 앞으로 볼록한 C 커브를 유지하고 있다. 척추 자체가 원활한 힘의 분배를 받기 위해서다. 때문에 우리 목의 건강을 위해서는 그 각이 너무 꺾여 있어도, 너무 펴져 있어도 좋지 않다. 보통 목뼈의 가장 바람직한 각도는 약 35~40도 정도라고 보고 있다.
인간이 지구상의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베개를 사용하는 이유도 경추(목뼈)가 C 커브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베개는 우리가 바닥에 누웠을 때 머리와 경추 부분과 지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공간을 채워 준다. 그래야 잠을 자는 동안에도 서 있을 때의 자연스런 자세, 즉 목의 C 커브를 유지할 수 있다.
우리 목이 가장 좋아하는 베개는 인체가 누웠을 때 경추의 전만이 잘 유지되게 하며 침대의 바닥과 베개를 벤 목뼈의 각도가 15도를 이루게 하는 베개다. 그런데 우리가 15도 각도를 재기란 쉽지가 않다. 가정에서 측정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면, 베개를 베고 천장을 보고 누운다음 그대로 옆으로 누웠을 때 얼굴을 지나는 중심선이 바닥과 수평을 이루면 목의 각도가 15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고개가 번쩍 들리고 가슴 쪽으로 목이 꺾이는 높이는 좋지 않다. 때문에 습관적으로 지나치게 높은 베개를 베고 자거나 상체를 비스듬히 기댄 채 텔레비전을 보는 습관이 있다면 즉시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데 평소 인체가 볼링공 무게의 머리를 적절히 지탱하면서 목의 C 커브를 유지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불행히도 현대인의 생활은 책상에서 고개를 숙이고 하는 작업이나 고개를 앞으로 내밀고 하는 컴퓨터 작업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 운동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컴퓨터에만 의존한 채 살아가는 대다수 현대인의 생활환경은 목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나쁜 자세들을 만들어 낸다.
만일 옆에서 보았을 때 편하게 선 자세에서 귓구멍이 어깨보다 앞쪽으로 나와 있다면 경추의 C 커브가 비정상적으로 펴져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체형의 경우 목 뒤쪽의 근육은 항상 늘어나 있고 목 앞쪽의 근육은 긴장하게 된다. 이런 자세가 지나치게 오래 유지되는 경우 목뼈의 C자 곡선이 없어지고 일자목 상태가 되기 쉽다. 일자목은 목 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운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일자목이 되면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아프게 된다. 뒷목을 잡아 주는 근육과 힘줄이 손상되어 탄력성을 잃고 딱딱하게 굳기 때문이다. 눈도 쉽게 피로해지고 이따금씩 손이 저리기도 한다.
정상적인 목뼈가 C 커브를 유지하는 것은 스프링처럼 충격을 흡수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목뼈가 일자로 서면 충격 완충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척추에 미치는 충격이 그대로 머리로 전달된다. 또한 목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 역시 지속적인 압박을 받게 되어 납작하게 찌그러진다. 그대로 방치해 둘 경우 결국 목 디스크나 퇴행성 경추를 유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자목이 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이 잦은 현대인들은 집에서 간단히 베개를 이용하는 방법만으로도 일자목 예방에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잠을 잘 때 경추의 각도를 가장 잘 살려주는 베개를 베고 자면 목뼈에 다시 굴곡이 생기게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경추 베개’라는 것을 이용해도 좋지만 수건을 자신의 팔뚝 굵기로 말아 목 뒤에 받치고 자도 좋다. 반듯하게 누워 자는 경우에는 6~8cm 정도의 낮은 베개를, 옆으로 누워서 잘 경우에는 어깨 높이를 고려해 어깨보다 2cm 정도 높은 베개를 이용한다. 옆으로 누워 잘 때는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우는 것이 더 안정적이다.
평소 좋은 자세와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목 건강을 지키기 위한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턱은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듯 반듯한 자세로 앉고, PC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10~15도 정도 아래에 위치하도록 조정한다. 운전 시에는 등받이를 110도 정도 젖혀 허리와 목이 바로 세워지도록 하고 고개를 내미는 일이 없도록 한다. 또 틈틈이 간단한 스트레칭을 실시하여 뒤틀린 목뼈와 목뼈 주변의 긴장된 근육만 풀어 주어도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의해야 할 점은 일자목, 목 디스크 등의 목 질환은 초기 단계에 뚜렷한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잠을 잘 못 잤거나 피로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간주되기 쉽고 목 자체보다는 오히려 어깨나 손, 팔 등에 먼저 이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뒤늦게 발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뒷목이 항상 저리고 뻣뻣하거나 이유 없이 손이나 팔이 저려 업무능력이나 집중력 저하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미칠 정도라면 방치하지 말고 즉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장형석 한의학박사/전문의(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