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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칼럼] “지긋지긋한 관절염 통증 좀 없애주세요.”

장형석한의원




[닥터칼럼] “지긋지긋한 관절염 통증 좀 없애주세요.”

“관절에 찬 염증 때문에 뼈가 너무 아파요.”


병원을 찾는 많은 관절염 환자들의 하소연이다. 관절염 패치나 파스 등에 의지하면서 오랜 시간 꾹꾹 참아보다 극심한 통증에 못 이겨, 결국 백기를 들고 항복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눈앞의 통증부터 당장 제거하고 싶은 마음이 몹시 급급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관절’의 이상에만 집중한다는 데 있다.

인체가 뼈, 근육, 혈관과 연골, 지방, 신경, 상피조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사실 이들 조직은 단순 조합 이상의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인체 내의 각 장기와 조직은 밀접한 연관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렇게 인체 생리의 정교한 질서와 균형을 두고 있다고 해서, 한의학에서는 인체를 ‘소우주’에 비유한다.

그런데 이런 인체의 유기체적 특성을 종종 잊을 때가 있다. 바로 질병에 걸려 인체가 특정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다. 우리 몸 전체가 별개의 조직이나 장기로 독립되어 기능하고 있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단지 아픈 부위만 들여다보고 그곳만 고치려 하는 일이 적지 않다. 특정 부위에 이상이 생겼다고 해서 그 부위의 이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관절염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보통 ‘관절염’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관절이라 부르는 뼈에 생긴 구조적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또 관절염으로 퉁퉁 부은 관절 속에는 필시 고름으로 가득 찬 염증이 있을 것이고, 참기 힘든 통증은 그 염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여긴다. 때문에 염증을 없애면 통증도 사라지고, 마침내 관절에 생긴 병도 낫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보는 좁은 시각에서 비롯된다. 정말 통증이나 염증이 관절염 치료에 있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


통증은 인체가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작동시키는 일종의 경고 시스템이다. 서양의학에서도 통증에 대해 ‘인체에 충격이 가해지면 말초 기관에 저장된 통각물질인 프로스타그란딘과 브라디키닌이 나와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며 이미 오래전 입증한 바 있다.

통증을 느끼는 신체 부위는 붉게 부어오른다. 몸 전체가 이상 부위를 인지하고 그곳으로 면역물질을 듬뿍 지닌 피를 보내 스스로 치유하고자 하는 첫 움직임인 것이다. 갑작스럽게 모여든 피 때문에 피부는 통통 부어오르고, 활발해진 혈류 때문에 열도 나고 붉게 변한다. 이것이 바로 염증이다. 덕분에 아픈 부위를 함부로 움직이는 것을 조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관절이 아프고 붓는 등 관절염의 모든 증상은 질병의 원인이 아닌, 자가 치유의 한 과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진통 소염제 등으로 무조건 통증이나 염증부터 없앨 것이 아니라, 이런 현상을 적절히 조절하고 다스리면서 관절염의 진짜 원인을 찾아내는 문제가 더 시급하다. 더욱이 뼈에 이상이 있다고 뼈만 보는 것은 근본적인 원인 치료를 어렵게 만들고, 원인 치료가 되지 않는 한 통증과 염증은 쉽게 재발할 수 있다.


관절 질환은 단순히 뼈의 이상이 아니라, 뼈의 이상을 일으킨 인체 생리와 생활의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퇴행성관절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관절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관절이 스스로 살릴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좋은 환경이란 기혈 흐름이 원활하고 혈액 내에 면역 세포와 영양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몸 안에 담이나 어혈이 없어야 하고 혈액이 맑고 따뜻해야 한다. 그리고 인체 내 음양의 조화가 잘 잡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인체 환경이 성립하려면 건전한 생활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인체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외부로부터의 손상 원인이나 몸 안에 침투한 병원균 등과 싸우면서 면역력과 방어 기능을 진화시켜 왔다. 그러므로 병이 들었을 때 몸이 어떻게 방어하는지를 잘 살펴야 그 병의 진짜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갑작스런 외부 충격에 의한 외상이 아닌 한, 우리 몸에서 가장 단단하고 견고해야 할 뼈에 병을 일으킨 데는 또 다른 생리적 이상이 숨어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장형석 한의학박사/전문의(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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