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도 '리필'이 되나요?
- 여기 커피 한 잔 ‘리필’이요!
먹는 것에 대한 인심이 넉넉한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리필’ 문화가 이처럼 발달한 나라는 없다고 합니다. 때문에 오히려 리필이 안 되는 곳에 가면 섭섭한 마음까지 들 정도이지요. 그런데 진료를 하다보면 신체 기관도 ‘리필’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특히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볼 때면 무릎 관절의 ‘리필’이 몹시 절실해 보입니다. 병원에 와서 “관절 ‘리필’이요!”만 외치면 지긋지긋한 관절염에서 해방될 수 있을 테니까요.
실제 우리 몸은 외부의 충격 등으로 신체가 손상되면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려는 자연 치유력을 갖고 있습니다. 찢어진 피부가 아물거나 부러진 뼈가 다시 붙는 과정을 일종의 ‘리필’로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한 번 손상된 관절만은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습니다. 관절은 몸에 일종의 소모품과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쓰면 닳아서 없어집니다. 하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입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건강한 관절을 소유하고 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그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인간의 몸은 200개가 넘는 뼈로 구성되어 있고, 이 뼈와 뼈가 맞닿는 부위를 관절이라고 합니다. 특히 관절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연골은 뼈와 뼈가 직접적으로 맞닿는 것을 막아주고, 충격을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 몸의 100개가 넘는 관절 중 무릎 관절은 몸무게 지탱 등 특히 무거운 짐을 떠맡고 있으므로, 당연히 다른 부위의 관절에 비해 빨리 소모됩니다. 이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대표적으로 퇴행성관절염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연골이 닳아 없어져서 뼈끝이 가시처럼 자라고 관절이 파괴되는 병인데, 주로 관절의 노화 증상에 의한 것이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 관절과 관절을 서로 이어주는 연골조직이 점점 줄어들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뼈와 뼈 사이의 충격을 막아줄 수 없기 때문에 통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기다리며 나이를 먹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리필’은 불가능하지만 아껴서 쓰다보면 보다 건강한 관절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절의 노화현상 자체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이를 지연시키는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인체란 신비로운 것이어서, 한 신체기관이 약해지면 이를 보완할 수 있게끔 다른 신체를 발달시키는 능력 또한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절이 약한 사람이 관절 주변의 인대나 근육을 키울 경우 관절이 받는 압력을 나눠 가질 수 있어 줄어든 연골은 그대로더라도 통증은 훨씬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관절을 움직이는 동작 자체가 연골 세포 사이에 영양분을 공급해주고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작용을 도와준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운동은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훌륭한 관절 ‘리필’이 되는 것이지요. 약해진 관절을 붙들고 한탄하기보다는 스스로 관절을 ‘리필’하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영양분의 섭취와 근력을 키워두는 것이 관절건강을 지키는 유일무이한 방책입니다.
장형석 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