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수술, 후유증을 막는 방법 없을까?
허리디스크 수술, 후유증을 막는 방법 없을까?
[전문의 칼럼] 통상 겨울은 많은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 환자들에게 치명적이다. 다른 계절에 비해 활동량이 적어 몸무게가 증가하고,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허리 통증이 더욱 심해질 위험이 높다. 이 때문인지 극심한 요통을 호소하며 서둘러 허리 수술을 결정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매우 안타까운 점은 허리디스크 수술이 생각처럼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왕왕 벌어진다는 것. 현대 의학의 세례를 받은 첨단 수술법으로도 해결하지 못한 채 심각한 허리디스크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례가 TV나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심심찮게 알려지곤 한다.
그렇다면 허리디스크 수술의 피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심각한 것은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라는 질환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수술을 선호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이다. 십 수 년 동안 디스크에 시달렸다는 환자들도 정작 자신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디스크는 한 순간에 삐끗해서 갑자기 생기는 병’이라는 생각이다. 내원한 디스크 환자들에게 발병 시기를 물어 보면 열이면 열, 백이면 백 ‘갑작스레 발병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디스크 질환은 만성병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디스크가 약해지고,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결과인 것이다. 교통사고나 추락 등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디스크 질환이 생긴 경우도 물론 있으나, 전체 허리디스크 환자의 10%에 불과하다. 따라서 허리디스크 질환은 발등에 떨어진 불 끄듯이 급하게 치료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약해진 허리와 디스크를 튼튼하게 하는,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근본적인 치료란 튀어나온 디스크를 잘라 내거나 통증을 없애는 데만 집중하는 치료가 아니라 디스크에 몰리는 불균형한 힘을 바로잡고, 인대와 근육, 디스크를 튼튼하게 해 주는 치료여야 한다. 물론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한지에 물 스미듯이 서서히 생겨난 만성병을 하루아침에 고치려는 조급한 마음부터 다스려야 한다.
또 환자들의 성급한 결정을 막기 위해서는 병원에서도 수술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의사는 질병에 관한 환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고, 환자들이 현명하게 허리디스크 수술 결정에 임할 수 있도록 수술의 부작용이나 후유증 등에 대해 조언해 줄 의무가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척추 질환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187건 중 54.9%는 수술 전에 의사의 설명이 미흡하였음을 지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의사가 주의 의무와 설명 의무를 모두 소홀히 한 경우가 84건(51.2%),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가 50건(30.5%), 설명 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가 6건(3.7%)으로 드러났다. 허리디스크 환자들의 급한 결정도 문제지만 보다 침착하게 환자를 잘 다룰 줄 아는 의사의 역량이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흔히 정형외과학계의 바이블로 통하는 캠벨의 ‘정형외과학’에서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요통 환자의 2%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또 최근에는 의학의 발달로 수술 없이 보존적 요법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반드시 숙련된 척추 전문의를 통해 면밀한 검진과 상담을 받아 질환의 원인 및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치료법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글/사진 = 장형석 한의학 박사/전문의(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